[스크랩] [맛있는 이야기]어비계곡에서 토종닭을 잡고서
토종닭을 전통방법으로 잡았다.
닭 모가지를 비틀어서 날개를 잡고있는 손에 갖다주고
털을뽑고 짚불을 피워 잔털을 꼬실랐다
닭발은 열을 개해 손으로 쭈욱 훑으니
노란 껍질이 단번에 벗겨지고
아름다워 보이지 않는 뽀시시한 속살이 드러났다.
닭발과 날개 가슴살 모래주머니는 회로 냠냠 할 계획이다.
나머지는 각종약재와 함께 넣고 익혀서 먹어보자!
지난 토요일에 토종닭을 잡기위해
산채원 회원들과 유명산으로 향했다.
무더위와.. 교통정체로 가는길은 고행길이 되었지만
막상 도착하니 힘이 솟는다.
자연이 좋은가?
해가 지기전에 밭에서 고추와 깻잎,부추 오이등,,
각종채소를 거뒀다.
산채원 촌장님과 풀사랑님이 닭을 손질하러 간 새에
난 텐트를 쳤다.
드디어 닭이 분해되어 왔다.
몸통은 솥으로 들어가 백숙이 되어갔고
한쪽에서는 도마위에 닭발을 올리고 칼 등으로 내리쳐서
먹기좋게 닭발회가 돼가고 있었다.
즉석에서 소줏잔이 돌려졌다.
한잔 쭈욱 들이키고 가슴살을 들기름부은 소금장에 찍어
맛을 보았다.
음.... 어떤맛일까?
마치 붕장어를 뼈를 제거하고 씹는맛이라고나 할까?
담백하다,
다음엔.. 모래주머니를 맛봤다.
단단한듯 하면서도 아삭아삭 씹힌다.
마늘반쪽과 함께 먹으니 탁월한 조화!
이번엔 닭발!
먹작것은 별로 없지만 고소한맛이 일품이다!
솥뚜껑을 여니 하얀 김이 따땃하다.
간과 내장을 꺼내 도마위에서 썰었다.
내가 어렸을때에도 부모님은 도마위에서 많은것들을 드셨다.
데친낙지와 돼지고기 전통식품(?)까지
참 맛있었다는 느낌이다.
바람이 분다.
부처님도 화낼 낮의 그 무더위는 어디로 갔나?
시원타!
잘 익은 닭을 꺼냈다.
산채원 촌장님 닭다리 하나를 나에게 주려고 한다.
"난 닭다리 안먹은지 5년도 넘었네요"
옆에있는 풀사랑님한테 눈길이 간다.
풀사랑님 한술 더 뜬다.
"난 날개하구 닭껍질만 좋아해요"
결국 반 강제적으로 닭다리 하나씩을 전담했다.
역시 토종닭이다!
육질의 쫄깃함과 일반닭보다 우둘툴 하면서 두꺼운
닭껍질이 보통맛이 아니다.
거기다가 연하게 느껴지는 짚불의 향까지........
배터지겠다.
도시를 떠나온지 몇시간이나 됐다고
2차로 맥주생각이 난다.
바람이 거세다.
태풍'맛사'는 중국으로 가서 소멸된다더니.
맛바람이 부는 걸 보니 비가 오려나 보다.
무거운 돌을 주워 텐트가 날아가지 않도록 단속을 했다.
가일1리 슈퍼앞에서 냉기가 느껴지는 맥주를
한잔하고 있자니 비가 쏟아진다.
기분이 쿨해진다.
휴가온 젊은 연인들의 모습이 자주 눈에띈다.
싱그럽다.
좋은때다~~
문득....
사랑하는 사람이 보고파 진다...
그리움과 서글픔에 맥주잔을 집어 올렸다.
밤길..
여름날의 밤길은
시원하다.
풀벌레소리는 정서적 안정감을 가져다 준다.
바람은 산고개를 넘어갔나 보다.
시간이 정지한듯...
주위의 나뭇잎들이 활동을 멈췄다.
텐트로 돌아와 2~3시까지 바람과 별과 자연을 노래하면서
잠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