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도 우 미 행복한 남자 오상효입니다~ 하나(First) 2006. 7. 30. 18:05 행복한 남자 오상효입니다~ ‘‘속쓰림이 이렇게 큰 병일 줄이야..’’ 고등학교 시절부터 종종 속쓰림이 있었지만, 암이라는 진단을 받기 전까지도 별일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위암을 진단 받을 무렵 평소보다 속쓰림이 심해져 식사 전에는 참을 수 없는 속쓰림이 있었다. 식사를 한 후에도 속쓰림이 있었던 그는 몸이 허해진 것으로 생각하여 한약으로 몸을 보강하던 중 호전이 없어 동네 내과를 방문했었다. 검사 결과 건강했던 그에게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위암이십니다. 상당히 진행된 것으로 보입니다. 빨리 큰 병원으로 가시는 것이 좋겠습니다.”누구에게나 그렇듯 ‘내가 암이라니…’ 믿을 수 없다라는 생각을 했지만, 그는 정신차리고 서둘러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다. 위의 70%나 잘라내는 수술을 받았지만, 좋은 선생님을 만나서 수술을 잘 받을 수 있는 것이 감사했다고 한다. 수술 후 항암치료가 예정되어 있었다. 주사 몇 번 맞는 치료가 힘들면 얼마나 힘들겠냐는 생각을 했기에 자신 있게 치료를 시작했다. 하지만, 치료를 반복하면서 대수롭지 않게 여긴 항암치료 기간은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을 정도의 힘든 시간이었다고 한다. 특히 6차에 접어들면서는 그가 맞았던 주사약과 비슷한 색만 보아도 토할 정도였다. 한번은 TV에서 항암제 색과 비슷한 붉은색 바람이 날리는 에어컨 광고를 보다 구토가 난적도 있었다고 한다.치료를 받으며 점점 빠지는 머리카락과 체중이 줄어드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이 너무도 작아지고 초라해 보이는 것이 싫어서 일부러 머리를 밀었었다. 이때에는 정밀 견디기 힘든 시간이었지만, 이 세상 누구보다도 나 자신을 위해 꼭 살아야 한다는 생각 하나만으로 이 시간을 버텨왔다고 한다. 다들 먹는 것 때문에 고생한다고 하는데, 그것만은 자신도 빠져나갈 수 없었다. 자신이 일류 요리를 만드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지만, 스스로 무엇을 만들어 먹는 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치료 동안 가장 많이 먹은 음식은 바로 냉면이었다. 예전부터 신맛이 나는 음식을 좋아했던 그는 항암치료 후 속이 좋지 않을 때마다 식초를 듬뿍 넣은 냉면을 먹고 힘든 시간들을 버틸 수 있었다고 한다. 영양가 없어 보이는 음식이지만, 자신에게 맞는 음식을 찾아 무엇이든 먹어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그는 말한다. “치료기간 동안은 환자가 아무리 짜증을 내어도 간 쓸개 모두 빼고 다 받아주었으면……”치료기간 동안 자신도 모르게 너무 민감해지는 모습을 발견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노력도 해보았지만, 너무 힘들다 보니 자기도 모르게 부인에게 짜증을 많이 내었던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도 미안할 뿐이라고…. 하지만, 부인이 자신의 이런 짜증을 한번도 화내지 않고 받아준 것이 힘든 시간을 이겨내는 데에 큰 힘이 되었다고 한다. 지금도 여전히 부인은 자신에게는 세상에 둘도 없는 사람이며, 그런 사람과 결혼한 것이 행복하다고 그는 말한다. 이렇게 나을 수 있었던 것은 다 부인의 노력이라며 말하며 부인에게 늘 고마운 마음뿐이라는 오상효님이다. “달리기는 신이 저에게 내린 선물입니다. 달리기가 아니었다면 결코 살아있지 못했을 것입니다. 달리기가 저를 살렸죠.” 어렸을 때부터 달리기를 좋아했던 그는 아프기 전에도 마라톤에 참가할 정도로 달리기에는 어느 정도 자신이 있었다고 한다. 이렇게 활동적이던 그가 치료를 마치고 집에서 기운 없이 하루 종일 집에 누워있는 것은 견디기 힘든 일이었다. 특히, 하루 종일 집에 있으니 부인이 자신 때문에 외출도 못하고 많은 것을 희생하고 있는 것 같아서 나가기 시작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철길 따라 걷기 시작했다. 밥 먹고 나가고 또 걷고, 바람도 쐬고… 힘들더라도 걷기 운동을 위한 외출이 반복되면서 땅에서 돋는 새 풀들과 꽃을 보며, 살아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 후 몸이 조금씩 회복되면서 달리기를 하고 싶어졌다고 한다. 그러던 중 우연히 집 근처의 월드컵공원에서 하늘과 노을이라는 달리기 동호회를 보게 되었다. 하늘과 노을… 이름이 너무도 아름다워 한눈에 끌리게 되어 가입하였고, 지금은 매주 나가서 달리기도 하고, 함께 마라톤에 참여하고 있다. 그래서 달리기는 그의 삶에 활력소가 되었고 기쁨이 되었고, 생명이 되었다. “지금도 매일 달리기로 출퇴근을 합니다. 오늘도 인터뷰 하러 집에서부터 여기까지 달려왔는 걸요.”오상효님은 월드컵 경기장 근처의 집에서 여의도 63 빌딩까지 왕복 22km의 거리를 하루도 거르지 않고 달려서 출근을 한다고 한다. 물론 퇴근도 달리기라고 한다. 눈, 비가 오거나 추운 날에는 거를 법도 하지만 하루도 빠짐없이 달리는 그의 의지가 참 대단하게 느껴진다. 달리기로 시작하는 아침이 그 어느 때보다 활기차다며, 요즘같이 봄바람이 불고 따뜻한 날에는 달리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고 한다. 오상효님에게 전화를 건 사람이면 행복한 남자 오상효라는 경쾌한 인사를 들을 수 있다. 암에 걸렸다가 잘 치료가 되었다고 하지만, 과연 얼마나 행복하다는 말일까? 이런 생각을 잠시 할 수 있겠지만, 그를 만나면 왜 그가 행복한 남자인지 알 수 있다. “행복은 긍정적인 사람에게 찾아오는 법입니다.”인터뷰 내내 밝은 얼굴인 그는 정말 긍정적인 사람이다. 긍정적인 생활이 좋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지만, 그렇게 살기가 결코 쉽지 않기에 많은 사람들이 긍정적으로 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오상효님은 날마다 자신 스스로 행복한 사람이라고 외치면서 그렇게 살기 위해 노력한다고 한다. 매 순간순간마다 달리기를 하는 동안에도 일을 하고 있는 동안에도 그는 ‘나는 행복한 사람!’ ‘나는 암을 이길 수 있다’ ‘나는 행복하다’와 같은 말들을 마음속 깊이 외치며 틈틈이 큰 소리로 외친다고 한다.그래서 이런한 그에게는 남들이 맛없다고 생각하는 식당밥도 꿀맛 같으며, 길가의 잡초 하나를 바라보는 눈길이 틀린 것이다. 그는 무엇이든 감사하게, 기쁘게 생각해야 더 큰 행복이 찾아오는 법이라고 분명히 말한다. 그리고 정말 행복하고 싶다면 누구든지 자신이 행복한 사람이라고 큰 소리로 외쳐보라며 행복한 사람이 되는 비결도 알려주었다. 이젠… 사랑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같이 근무하는 동료들과 후배들을 만났을 때 단순한 인사보다는 정겹게 안아주고 있다고 한다. 처음에는 다들 쑥스러워하고 피하려 했지만, 이젠 후배들도 자신들을 사랑으로 안아주는 그를 예전보다 더 따르고 좋아한다고 한다. 자신이 아프고 힘들었을 때 곁에서 관심을 가져주고 응원해준 동료들에 대한 사랑의 표현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고마움과 사랑을 표현할 줄 하는 오상효님의 모습이 참 멋진 사람이라는 생각이 든다. “암과 친구가 되라는 말도 있지만, 저는 도통 암과는 친구가 될 수는 없었어요. 친구는 자신의 곁에 있는 오래되고 정겹고 사랑스러운 사람인데 암은 절대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죠. 어떻게 해서든 떨쳐내고 싶었고, 이기고 싶었습니다.” 이런 의지와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이 그에게 큰 힘이 되었다. “긍정적인 생각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꼭 자신이 몰두 할 수 있는 한가지의 관심거리 즉, 취미를 가지세요.”죽음이 눈앞에 닥쳤다고 생각할 수 있는 긴급하고 다급한 상황이지만, 그 상황에 빠져 있다 보면 낙담하게 되고 더 힘들다고 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 한가지를 가지고 있다면 그것을 함으로써 항암치료의 힘든 부작용도 잊을 수 있고 삶의 의미도 찾으며 힘든 시간을 지혜롭게 보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고 한다. 오상효님에게는 바로 그 취미가 달리기였다고 한다. 달리기를 통해 힘든 시간들을 잊을 수 있었고, 삶의 활력을 얻었다고 한다. 그는 모든 사람이 달리기를 취미로 가질 수는 없다며 반드시 남들이 좋다고 하는 것을 그대로 따라 하기 보다는 자신에게 어떤 것이 맞는지 잘 살펴본 후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자신의 이런 성공적인 암 극복 이야기를 전해 듣고 많은 암환자분들께서 전화를 주신다고 한다. 그들의 다급한 심정을 그도 똑같이 경험했기에 이것저것 도움이 될만한 경험담은 서슴지 않고 이야기를 한다고 한다. 그리고, 일부러 먼 곳에서 자신을 보기 위해 뷔페를 찾아주시는 분들도 있고, 자신의 건강을 염려해주시는 많은 분들이 있어 더욱 감사하다고 한다. 언론 매체의 조명과 많은 사람들의 관심이 부담스러울 것 같기도 하지만, 자신이 이렇게 건강하게 된 것처럼 더욱 많은 암환자분들이 건강하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많은 분들의 관심과 질문에도 늘 반가운 마음으로 성심껏 대답한다는 오상효님…그의 이런 넓은 마음과 긍정적인 모습이 그를 더 건강하게 만들지 않을까..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행복한 남자 오상효님을 떠올리며 봄 햇살이 따뜻하게 쏟아지는 한강변을 뛰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