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비만이 두려워서 금연을 못한다고?

비만이 두려워서 금연을 못한다고?

	ⓒ시사저널 윤무영 체중 증가가 무서워 금연을 못하겠다는 말은 변명에 불과하다.

애연가들이 담배를 끊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금연을 한 뒤 살찌는 것이 두렵기 때문이다.특히 여성 흡연자들이 그렇게 말한다.담배를 안 피는 사람들이 듣기에는 핑계 같지만, 그러나 놀랍게도 과학적으로 근거가 있다.

미국 미시간 대학·캘리포니아 대학 공동 연구진은 1998년부터 5천5백87명의 흡연자를 대상으로 금연과 체중 증가의 연관성을 파악했다.그 결과, 담배를 끊은 사람들은 평균 9kg 정도 체중이 불었다.몸무게 1kg을 빼는 데 엄청난 공을 들였던 사람들에게 9kg의 체중 증가는 금연 의욕을 저하시키기에 충분하다.물론 한국인과 생활 습관이 다른 미국인에 대한 연구 결과를 한국인들에게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그러나 금연이 체중 증가를 가져올 가능성이 있음은 분명하다.

금연을 하면 살이 찌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금연으로 손과 입이 허전해지면 담배 대신 과자 같은 군것질 거리를 찾기 때문이다.더 근본적 이유는 니코틴의 화학 작용 탓이다.담배의 니코틴은 체내 대사율을 증가시켜 하루에 약 2백㎉의 에너지를 소모한다.금연을 하면 그만큼 에너지가 절약되어, 흡연할 때와 똑같은 양을 식사하면 살이 찔 수밖에 없다.따라서 체중을 유지하려면 음식 섭취량을 줄이든가, 운동량을 늘려야한다.

또 다른 이유는 니코틴이 뇌에서 식욕을 조절하는 화학 물질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식욕과 흡연 욕구는 서로 경쟁 관계에 있다.그래서 금연 뒤에는 담배 대신 식욕으로 흡연 욕구를 채우려는 현상이 자연스레 나타난다.금연 후에는 음식 선택도 신중해야 한다.뇌에 있는 화학 물질 가운데 하나인 세로토닌은 인간의 기분과 음식 섭취에 영향을 미쳐, 식욕을 증가시키거나 떨어뜨린다.때문에 세로토닌 분비량을 늘리는 음식을 먹으면 담배를 피우고 싶은 생각이 줄어든다.

음식, 금연 초기에는 2~4시간마다 조금씩 먹어야

세로토닌 수준을 높이는 데 가장 좋은 음식은 탄수화물이 풍부한 식품이다.금연 후에는 단 음식을 먹고 싶은 욕구가 증가해서 살이 찌기도 하는데, 가공하지 않은 곡류 음식으로 탄수화물을 충분히 섭취하면 단것에 대한 욕구도 떨어지고 세로토닌 수준도 높아져서 일석이조 효과를 거둘 수 있다.현미처럼 덜 정제된 곡물이나 밀기울을 빼지 않은 밀가루, 귀리죽 등이 가장 좋다.식사 할 때마다 과일과 야채를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금연 후 초기에는 음식을 2~4시간마다 조금씩, 자주 먹는 것이 중요하다.식사 시간 간격이 너무 길어 허기가 지면 과식을 할 가능성이 있어서다.아침 식사를 거르지 않는 것도 금연자가 지켜야 할 수칙이다.아침을 거르면 점심이나 저녁 식사 때 폭식할 위험이 크다.

금연은 첫날이 가장 고통스러울 수 있는데, 이 날은 흡연 욕구를 부추기는 커피와 맥주 등은 피하는 것이 이롭다.담배 냄새가 밴 옷은 모두 거두어 세탁하고, 평소 쓰던 전화 수화기도 알코올로 닦아주어 니코틴 채취로부터 벗어난다.물을 자주 마시는 것도 중요하다.물은 혈중 니코틴 농도를 낮추어주고 배를 채워 식욕을 누그러뜨리기도 하지만, 물 자체가 체중을 줄여준다.책상 옆에 생수병과 과일을 두는 습관을 들이자.

담배 생각에 일이 손에 잡히지 않으면 가벼운 맨손 체조를 하거나, 책상을 벗어나 빠른 걸음으로 걸어다닌다.말을 많이 하면 흡연 욕구가 늘어나므로, 가능한 한 말도 적게 한다.호흡은 깊고, 길게 한다.금연 초기에는 저녁 약속을 줄이고 잠자리에 들기 전 약간 더운 물로 샤워를 한다.이렇게 하루하루 성공적으로 금연을 실천하면 자연스럽게 비흡연자가 될 수 있다.

따지고 보면, 체중 증가가 두려워 금연을 못하겠다는 것은 구차한 핑계에 불과하다.길을 알고 꾸준히 노력하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인간의 몸에서 연기가 나는 경우는 죽어서 화장할 때와 흡연할 때뿐이다.흡연으로 몸을 태우지 말고, 금연 후 열심히 운동하여 지방을 태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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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상일 (환경보건학 박사, www.enh21.org)

출처 : 새로운 삶 인생 사랑 (새삶나눔터)

글쓴이 : 天日夜花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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