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치료의 새로운 도전
'허셉틴'
유방암 환자의 생존률과 삶의 질 향상에 좋은 효과를 보이고 있는 치료제 허셉틴. 표준 항암화학치료에 비해 부작용이 적어 환자들에게 희망이
되고 있는 허셉틴은 유방암 환자들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
허셉틴은 단클론성 항체 의약품으로 불리는 새로운 항암제로, 유방암이 재발되거나 다른 곳으로 전이된 환자에게 사용되며 기존의
치료가 끝난 후 혹은 항암화학치료와 함께 투여될 수 있습니다. 허셉틴은 ‘HER-2’(인간상피성장인자수용체-2?human 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2)라는 변이 유전자를 가진 암세포를 변형시켜 암세포를 무력화시키는 약리작용을 가지고 있습니다. 즉,
유방암 세포가 분화되고 성장하는 것을 방해하는 작용을 하는 것입니다.
허셉틴은 HER2 단백질이 과발현되는 유방암환자에게는 뛰어난 효과를 보이지만, 그렇지 않은 환자들에게는 효과가 미약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허셉틴은 전체 유방암 환자의 20-30% 정도를 차지하는 HER2 단백질 과발현성 유방암 환자들에게만 사용됩니다. 이러한
형태의 유방암은 증식속도가 빠르고, 수술 후 재발율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기존에는 치료에 어려움을 겪었던 형태의 암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美 국립 암연구소(NCI)가 2000-2005년에 유방암 환자 3천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두 차례의 임상시험 결과는 희망적이었습니다.
수술 후 표준항암화학치료와 병행해 허셉틴을 투여한 경우, 유방암 재발률이 평균 52% 줄어든 것입니다. 이 때 대조군에서 허셉틴 투여 없이
항암치료만 받은 환자는 재발률 감소효과가 33%를 나타내어 허셉틴의 치료효과에 대한 희망적인 시험결과를 보여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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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년 美식품의약안전청(FDA)으로부터
승인을 받은 후, 전 세계 60여 개국에서 사용 중이며 HER2 과발현 전이성 유방암의 표준 치료요법으로 인정받고 있는 허셉틴은 정맥에 연결된
캐뉼라를 통해 투여받는 주사약입니다. 그러나 입원하지 않고 외래에서도 투여받는 것이 가능하며, 첫 회 투여 시 1시간 이상 천천히 투여받은
후에는 4-6개월간 약 30분간에 걸쳐 약물을 투여받습니다. 허셉틴을 투여받으면서 기존의 항암화학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보통입니다.
과거 수십년간 유방암 치료에 사용된 대표적인 약물인 타목시펜은 항호르몬제제입니다. 유방암 세포에 존재하는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의 수용체를 차단하여 암을 예방, 치료하는 것이 바로 항호르몬제의 원리입니다. 타목시펜은 이렇게 유방암 치료를 위한
항호르몬제의 대표적인 약물명이며, 효과는 뛰어나지만 장기간 복용할 경우 내성이 생기거나 자궁내막암의 위험이 증가하는 등의 부작용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아미리덱스나 파마라 등 에스트로겐의 생성자체를 억제하는 신약들이 개발되어 부작용을 줄이면서도 재발율이나 사망률은 물론, 부작용도 줄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타목시펜에 비해 약물의 가격이 고가이기 때문에 대중적으로 사용되지는 않습니다. 허셉틴은 이러한
항호르몬제와 달리, 특정 종양유전자인 HER2 단백질을 차단하는 인간화 단클론성 항체 의약품으로 대부분의 유방암환자에게 쓰이는 것이 아니라
HER2 단백질이 과발현되는 환자들에게 효과가 있는 약물입니다.
허셉틴은 일반 항암제와 달리
메스꺼움이나 탈모 등의 부작용이 없는 약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부작용이 없는 완전한 약물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임상시험에서
허셉틴을 처음 투여받은 환자 중 40% 정도가 오한이나 열이 나는 증상을 보였습니다. 다른 부작용으로 관찰된 것은 오심, 구토, 통증, 두통
등입니다. 이러한 증상들은 투여가 반복될수록 줄어들었으며, 타이레놀이나 메페드린 같은 약물로 대부분 잘 조절됩니다. 또한 이러한 부작용은 첫
주입 시 나타나는 것이 대부분이며, 투여가 반복될수록 부작용이 감소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허셉틴과 항암화학치료를 병행하는
환자에게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으로는 빈혈, 백혈구감소, 설사, 감염 등이 있습니다. 항암화학치료의 병행으로 인해 골수기능이 감소된 환자들은
중증 백혈구 감소가 있을 수 있으며, 이는 심각한 감염증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또한 드물지만 심각한 부작용으로는 심장문제나 알레르기 반응이
있을 수 있으며, 폐에 합병증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허셉틴의 등장은 암의 맞춤치료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각각의 환자특징에 따라 유전자 검사, 치료가 필요한 사람에게 특정한 치료효과를 가지는 치료약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허셉틴이 모든 유방암
환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쓰이는 약물은 아니지만, 뛰어난 치료효과와 함께 말기 유방암 환자의 생존률에 기여한다는 것은 이러한 점에서 큰 의미가
있으며, 더 많은 연구와 의학적 발전으로 암이 차례차례 정복되고 있다는 사실에 희망을 가져야 할
것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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